"실수해요"라고 하는 학부모의 착각

학부모 (중고등)

"우리 애는 다 아는데 실수를 해요"

과외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.

다 알긴 아는데 덤벙대서요. 꼼꼼하게만 풀면 다 맞는데요. 시험만 보면 긴장을 해서요.

시험지를 같이 펴보면 답이 나옵니다. 대부분 실수가 아닙니다.


대구에서 과외할 때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.

어머니가 처음 연락하셨을 때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. 개념은 아는데 실수가 많다고. 덤벙대는 성격이라 꼼꼼하게 푸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고. 그리고 고등학교 대비해서 선행을 빨리 나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. 고1 과정은 기본이고, 가능하면 고2 과정까지요.

첫 수업 때 시험지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.

같이 펴놓고 틀린 문제를 하나씩 봤습니다. 계산 실수로 틀린 게 한두 개 있긴 했습니다. 나머지는 실수가 아니었습니다. 풀이 과정을 보면 중간에 갑자기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, 아예 손을 못 대고 넘긴 문제들이었습니다.

도형 문제가 특히 심했습니다. 보조선을 왜 긋는지, 닮음이 뭔지, 비례식을 왜 세우는지. 이런 걸 모르는 채로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. 공식만 외워서 대입해보고, 맞으면 맞는 거고 안 되면 넘기는 식이었습니다.

이건 실수가 아니라 개념을 모르는 겁니다.

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. 선행은 지금 의미가 없습니다. 중학교 과정에서 빠진 개념이 너무 많고, 이 상태로 고등학교 과정을 나가봤자 하나도 이해 못 한 채로 시간만 쓰게 됩니다.

솔직히 듣고 싶은 말은 아니셨을 겁니다.


선행을 멈추고 중학교 과정부터 다시 잡았습니다.

어디서부터 모르는지를 먼저 찾았습니다. 단원별로 기본 문제를 풀려보면 금방 나옵니다. 이 학생은 도형 쪽이 거의 백지였고, 방정식은 기계적으로 풀 줄은 알지만 왜 그렇게 푸는지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.

문제를 많이 풀리지 않았습니다. 한 문제를 풀더라도 풀이를 또박또박 쓰게 하고, 왜 이렇게 풀었는지 말로 설명하게 했습니다. 설명을 못 하면 아는 게 아닙니다. 개념을 다시 잡았습니다.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 과정을 건너뛰면 결국 다시 무너집니다.

공부 시간 자체도 부족했습니다. 주 2회 수업만으로는 빠진 개념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. 어머니를 설득해서 독학 재수 학원을 병행하게 했습니다. 원래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곳이라 중학생은 그 학생뿐이었습니다. 학원에서 공부 시간을 확보하고, 과외에서는 막히는 부분을 잡아주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.

어머니는 여전히 선행을 원하셨습니다. 진도가 느린 것 같다고, 다른 애들은 벌써 고등학교 과정 하고 있다고.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. 근데 지금 중학교 과정이 안 되는 아이한테 고등학교 과정을 시키는 건, 한글을 다 못 뗀 아이한테 영어를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. 순서가 있습니다.


3개월 동안 그렇게 했습니다. 제가 대학 입학으로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과외는 중단됐습니다. 어머니는 화상 수업으로라도 계속하고 싶다고 하셨지만, 화상으로는 풀이 과정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서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.

점수가 얼마나 올랐는지 말씀드리고 싶지만, 3개월은 짧습니다. 개념을 다시 쌓는 건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성적에 바로 반영되지 않습니다.

대신 달라진 것은 있었습니다. 처음에는 "이 문제를 왜 이렇게 풀었어?"라고 물으면 대답을 못 했습니다. 3개월 뒤에는 자기 풀이를 설명할 수 있게 됐습니다. 완벽하지는 않았지만, 공식을 대입해보는 것과 이해하고 푸는 것은 다릅니다. 여기서부터가 출발점입니다.


이 글을 읽고 계신 학부모님 아이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.

실수가 많다고 생각하시는데 시험지를 같이 펴보면 실수가 아닐 수 있습니다. 선행을 시키고 계신데 현행 개념이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. 문제를 더 풀리면 오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, 개념 없이 문제만 푸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겁니다.

한 번 봐드리면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. 첫 수업은 무료입니다.

실수가 아닌 진짜 원인, 한 시간이면 찾을 수 있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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