학원을 바꿔도 성적이 안 오르는 진짜 이유
학부모 (고등, 학원 여러 번 바꿔본 경우)
학원을 세 번 바꿔도 수학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
학원이 안 맞는 것 같아서 바꿨습니다. 바꾸고 나서 한두 달은 좀 나아지는 것 같았습니다. 다시 떨어졌습니다. 또 바꿨습니다. 똑같았습니다.
학원이 문제일까요?
고2 학생 이야기입니다.
고1 때 동네 대형 학원을 다녔습니다. 반에 20명 넘게 앉아서 수업 듣고, 숙제하고, 주간 테스트 보고. 성적이 안 올랐습니다. 어머니는 학원이 너무 크니까 관리가 안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.
소수정예 학원으로 바꿨습니다. 반에 6명. 선생님이 더 자주 봐주고, 질문할 기회도 많아졌습니다. 처음 한 달은 좀 나아지는 것 같았습니다. 두 달 지나니까 다시 원래대로였습니다.
어머니는 이번엔 인강을 시켜보셨습니다. 유명한 강사 강의를 사줬습니다. 아이는 한 달 듣다가 안 들었습니다.
그 다음이 과외였습니다.
같이 앉아서 공부하는 걸 보면 바로 보입니다.
이 학생은 수업을 듣고 있었지, 이해하고 있지 않았습니다. 선생님이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입니다. 필기도 합니다. 근데 수업이 끝나고 같은 문제를 주면 못 풉니다. 들은 건 기억나는데 왜 그렇게 푸는지를 모릅니다.
대형 학원에서도 그랬고, 소수정예 학원에서도 그랬고, 인강에서도 그랬습니다. 장소가 바뀌었을 뿐 앉아 있는 방식이 똑같았습니다.
이건 학원 탓이 아닙니다. 아이의 공부 방식이 문제인 겁니다.
수업을 듣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릅니다.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자기 손으로 풀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. 이 차이를 모르는 채로 학원을 바꿔봤자, 같은 결과가 반복됩니다.
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. 모든 학생에게 과외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.
수업을 듣고 나서 혼자 복습하면서 "이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"고 짚어낼 수 있는 학생은 학원이 효율적입니다. 질문할 줄 아는 학생은 학원에서 충분히 오릅니다. 학원비가 과외비보다 싸니까 굳이 과외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.
인강도 마찬가지입니다. 메가스터디, 대성마이맥, 전국 최고의 선생님들이 월 몇 만원에 기다리고 있습니다. 가르치는 능력만 놓고 보면 이분들을 이길 과외 선생은 거의 없습니다. 스스로 듣고, 정리하고, 모르는 걸 찾아낼 수 있는 학생이라면 인강이 가성비로는 최고입니다.
문제는 가르치는 쪽이 아닙니다. 듣는 쪽입니다. 자기가 뭘 모르는지 모르는 학생한테는 아무리 좋은 강의를 틀어줘도 소용이 없습니다.
과외가 필요한 학생은 다릅니다.
수업을 들어도 뭘 모르는지 자기가 모릅니다. 질문을 하라고 하면 "다 이해했어요"라고 합니다. 근데 풀어보면 못 풉니다. 이런 학생은 옆에 앉아서 풀이 과정을 같이 보고, 어디서 막히는지 그 자리에서 짚어줘야 합니다. 이건 20명이 앉아 있는 교실에서는 안 됩니다. 6명이어도 안 됩니다.
들으면 아는 것 같은데 풀면 안 되는 학생. 이 학생한테 필요한 건 더 좋은 강의가 아니라, 풀이를 옆에서 보는 사람입니다.
이 학생한테 한 건 간단합니다.
수업 시간에 제가 설명하는 시간을 줄이고, 학생이 푸는 시간을 늘렸습니다. 풀이를 옆에서 보면서 어디서 막히는지, 어디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지를 바로 잡아줬습니다.
"이해했어요"라는 말을 안 믿었습니다. 이해했으면 설명해보라고 했습니다. 설명을 못 하면 다시 했습니다. 귀찮지만 이 과정을 빼면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.
한 달 정도 지나니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. 문제를 풀다가 멈추는 지점이 바뀌었습니다. 예전에는 아예 손을 못 대던 문제에서 "여기까지는 알겠는데 여기서부터 모르겠어요"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. 자기가 모르는 지점을 아는 것, 이게 시작입니다.
학원을 바꿀지, 과외를 알아볼지 고민하고 계시다면.
먼저 아이한테 물어보세요. 오늘 학원에서 뭘 배웠는지, 설명해볼 수 있는지. 설명을 못 한다면 학원을 바꿔도 같은 결과입니다.
아이가 뭘 모르는지 찾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. 첫 수업은 무료입니다.